예전에 스카이데일리에 올라왔던 기사를 소개합니다.
제3한강교(현 한남대교)가 개통된 1966년은 강남개발의 시발점이 되는 해였다.
이 해에 강남의 땅값이 치솟기 시작한데 이어 12월 28일에는 건설부가 영동지역(서초·강남)을 토지구획정리사업 예정지로 지정하고 나섰다.
강남개발의 대역사이자 강남불패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 신호탄 겪인 ‘방배동 (구)삼호아파트 단지’는 강남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40여년 가까이 된 지금 이 노후된 아파트단지는 재건축이 시급함에도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예전에 대지지분의 개념이 없던 시절 지어진 이 아파트는 각 동 사이에 위치한 진·출입로가 ‘시유지’인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
이로 인해 각 동별로는 평수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블럭별로는 대지지분 차이가 발생해 주민들 간의 분담금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대지지분에 따라 분담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분양평수에 따라 분담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15동은 자체적으로 주민들이 1억원씩 각출해 리모델링을 실시하며 개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이처럼 지지부진 해지자 인테리어나 리모델링 업체들도 인근에 속속 모여들어 특수를 노리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강남개발의 신호탄을 쏘며 화려하게 등장한 후 현재는 노후 된 건물로 재건축이 절실해 졌지만 주민 갈등으로 사업의 첫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는 ‘방배동 (구)삼호아파트’를 취재했다
▲ 방배동 (구)삼호아파트 단지 위치도
▲ ‘영동개발 사업’의 신호탄 격인 방배동 (구)삼호아파트 단지는 준공된 지 약 37년이 지난 노후아파트지만 주민들 간의 대지지분에 따른 분담금 지급 방식 의견차로 인해 재건축 사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다.
지난 197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만 해도 지금의 강남권인 서초·강남·송파 등지는 대부분 미개발 지역이었다. 강남개발의 다른 말인 ‘영동개발 사업’의 대표 신호탄 겪인 방배동 (구)삼호아파트 단지는 이 당시 지어졌다.
(구)삼호아파트는 정확히 1975년 준공돼 강남의 어떤 재건축 아파트 보다 오래된 37년이나 지났다. 당연히 주거가 불편할 정도로 노후된 아파트지만 재건축 첫 걸음마도 못 뗀 의아한 곳이다.
아파트 단지 거주 주민 및 인근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구)삼호아파트 단지는 최근 10여년 간 재건축에 대한 논의가 계속됐지만 주민들 간의 이견과 갈등으로 재건축 진행이 번번히 무산됐다고 한다.
주민들 간에 갈등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독특한 단지 구조와 이에 따른 단지별 대지지분 차이’라는 것이 주민과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 방배동 (구)삼호아파트 단지 배치도
▲ (구)삼호아파트 단지는 총 7개의 블록위에 13개동, 900세대로 구성됐다. 이 단지는 독특하게도 각 동별 진·출입로가 ‘시유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 (구)삼호아파트 단지 배치도(위) 및 단지 내 진·출입로의 모습
(구)삼호아파트 단지는 총 7개의 블럭 위에 지어진 1~3차, 13개 동(1~15동, 4·14동 없음), 900세대로 구성됐다. 특이한 것은 각 블럭 사이에 주민들 땅이 아닌 진·출입 도로가 뚤려 있다.
일반적으로 단지 내 진·출입로는 주민 소유이지만 이 도로는 ‘시유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에 따르면 각 블럭 위에 지어진 같은 동에서는 대지지분이 세대별 같은 평수지만 블럭별로는 지분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로 같은 평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서로 다른 대지지분을 가진 주민들이 분담금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하면서 재건축 사업진행 자체가 번번히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삼호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서 30년간 운영해 온 S부동산 업주 S씨는 “대지지분 차이에 따른 분담금 문제를 두고 지분이 많은 측은 차별적인 분담금을 요구했고 적은 측은 같은 평수라는 이유로 동등한 분담금을 제시한 것이 갈등의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블럭별로 단지가 나눠진 것 때문에 큰 평형대의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며 “80평형대 아파트 거주주민들은 재건축 후 현재보다 작은 곳으로 입주해야 하는 것이 재건축 사업 무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10여 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일부 단지는 개별적으로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1억원씩 각출해 별도 리모델링을 실시한 15동의 모습
지난 10여 년간 이 같은 갈등요인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 해지자 결국 이해관계가 맞지 않은 일부 단지는 개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구)삼호아파트 중 15동은 홀로 다른 불럭에 위치해 있었고, 이에 주민 자체적으로 1억씩 각출해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현재 15동의 명칭은 ‘래미안방배에버뉴’로 불린다.
주민들 “재건축 필요하지만 안 해도 그만…”
부동산에 따르면 (구)삼호 아파트 43평형 기준, 각 동별 최대 대지지분 차이는 약 0.7평 정도라고 한다.
그는 “현재 (구)삼호아파트 43평형 기준 평당 매매가는 1700~1800만원 정도로 강남권 시세에서 많이 떨어진다”며 “아울러 동별로 대지지분의 차이는 있지만 아파트 매매가는 각 동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아파트 매매거래 시 대지지분이라는 것이 없었고 75년 준공된 삼호아파트 분양시기에도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며 “비록 현재 작은 차이가 발생하긴 했지만 이로 인해 노후건물에서 수리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주민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업자들은 대지지분 차이가 크지 않고 동별 매매가에 차이가 없어 주민 간의 협의로 충분히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크게 민감한 문제인 탓에 의견 또한 엇갈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거주 주민들에게 이 문제는 단순한 사안이 아니었다.
단지 내 거주중인 주민 K씨는 “재건축은 보유 지분별로 수익성과 분담금이 차등적용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록 준공 당시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지금의 실정에 맞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민 J씨는 “같은 평수를 보유하고 있고 비슷한 가격대에 구입했음에도 재건축 사업을 실시하며 차별적으로 분담금을 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며 “현재 사는데도 큰 지장이 없으므로 재건축이 크게 아쉬운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구)삼호 아파트 단지 내 주민들 중 60% 이상은 이 곳에서 20년 이상 살아온 장년층이다”며 “주변에서 시끄러운 재건축 보다 현재대로 조용히 사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수노려 수리·리모델링 업체들 속속 모여
▲ 주민들 갈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노후 건물 수리 및 리모델링 업자들이 아파트단지 주변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노후 건물 수리 및 리모델링 업자들이 아파트단지 주변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단지 주변에는 배관 및 타일교체, 내부 인테리어 등의 업체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부동산 관계자 M씨는 “사실상 재건축을 포기한 대부분의 주민들이 노후된 배관, 낡은 타일·욕조 등을 수리하거나 내부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추세다”며 “대부분의 세대들이 일부분 또는 전부 리모델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원문 :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6777&keyword=%BB%EF%C8%A3